신변잡기(身邊雜記)/잡 글

구로다, 비빔밥 칼럼으로 연이은 망언!

kazelnight 2010. 1. 10. 10:06

새해에 들어서도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의 비빔밥 관련 칼럼이 시끄럽기만 하다. 원래 이런거에 비분강개하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한 마디도 안썼는데 NYT에 게재된 비빔밥 광고 짤(밑에 사진 클릭해 보면 조금 크다!)이 있고 더욱이 블로그에 새로운 형식의 포스트를 도입해볼까 하는 생각이 겹친 덕에 글을 써보게 되었다.

 

2010년 1월 9일에 게재된 칼럼 비빔밥 테러?에서 "양두구육(羊頭狗肉)은 일본에서는 가벼운 농담이다."라고 하며 비빔밥 때문에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 뭐 "죽이겠다.", "주소가 어디냐?"이런식으로 전화 협박을 했다고 하는데, 사실여부 자체도 의심스럽긴 하지만 설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협박 삼아 총알을 자택으로 보내는 사건이 비일비재한 나라의 인간이 이런 소리를 하니 과히 유쾌하지는 않다.

 

내용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뭐 반성을 하는 그런 종류의 칼럼이고 뭐고가 아니다. "세계화라고 하니 외국인의 견해를 소개했을 뿐"이라고 변명하면서 한국인들이 비논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식이다.

 

그러면 여기서 지난달 26일에 게재된 칼럼 비빔밥은 괴로워?의 내용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외국인의 견해"라는것을 살펴보면, 구로다 가쓰히로 자신이 한국의 일본인 망년회 자리에서 가진 이야기며, 그 자리에 참석한 일본인들이 비빔밥의 세계화에 대해서 의문을 표시했다라는 내용 뿐이다.

 

근데 웃긴건 이 칼럼의 시작글이 "한국요리 비빔밥은 일본인에게도 인기가 있다"로 시작된다. 다시말해 한국요리인 비빔밥을 일본인도 좋아하지만 세계화에는 글쎄라는 뜻이다. 

 

이건 뭐 "한국인은 싫지만 임창용은 좋다."는 식의 글이 난무하는 희대의 ㅄ커뮤니티 2CH 논리와 참 유사하다.

 

칼럼에 나오는 객관적인 사실이라는 것은 "일본인도 비빔밥을 좋아한다."와 "비빔밥의 세계화에는 의문"이라는것 밖에는 없고 나머지는 특정한 사실없이 자기 주관적인 이야기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외국인이 놀란다는 이야기와 양두구육도 구로다 자기 생각이지 다른 외국인의 견해를 밝힌 사실은 아니다. 따라서 논란이 된 양두구육이라는 단어와 정체불명이라는 말은 결코 외국인(外國人)의 견해는 아닌것이다. 물론 구로다라는 왜국인(倭國人)의 견해는 맞겠지만...

 

문제가 된 구로다 자신의 발언을 "세계화라고 하니 외국인의 견해를 소개했다"로 포장해서 변명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데다 논리가 빈약하고 비루먹어 변명치고는 대단히 치졸하다.

 

양두구육이 일본에서 가벼운 농담이라는 발언도 그렇다. 구로다가 한국에서 산게 벌써 30년이라고 한다. 30년이면 강산도 3번은 변한다. 더욱이 최근 몇년 들어서 우리나라는 해마다 그 해를 평가하는 사자성어를 언론을 통해서 보도하질 않던가? 한국에서 사자성어가 그렇게 쉽게 취급되던가? 이런데도 불구하고 그 세월이 지나도록 한국에서 사자성어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몰랐다면 한국에 대해서 칼럼 쓸 자격이 없다고 할 것이다. 

 

더욱이 사자성어, 고사성어에 나오는 의미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것도 아닌데 마치 일본에서는 무조건 농담조로 쓰인다고 변명하는 것도 웃긴 노릇이다. 고사성어는 고사(古事)에 대한 소개가 모두 같을 뿐이지 책마다 그 고사성어의 해석이 조금씩 다 다르다.

 

양두구육(羊頭狗肉) 역시 중국 제나라 영공(靈公)과 안영(晏嬰)의 대화에서 비롯된것으로 소개되지만 집필한 사람에 따라 해석은 조금씩 다 다르다. 더욱이 쇠고기 원산지만 속여도 구속되는 요즘 세상에서는 명백한 사기라는 의미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에서는 농담으로 쓰인다? 일본의 어느 고사성어 책에 그런식으로 사용하라고 나와있던가?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오는 글을 갖고 농담으로 쓰라고 정하는 법이라도 있단 말인가? 어차피 고서적에서 가져온 글이니 고사와 사용한 사람인 안영의 의미만 후세에 전할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농담으로 쓴다고 또 치졸하기 짝이 없는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나라에 와서 살면서 그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없다하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최소한 글을 가지고 먹고사는 자라면 글과 논리에 대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양심조차 없는 놈이 신문에 칼럼을 게재하는걸 봐서는 그 신문의 수준이라는 것이 얼마나 일천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칼럼 원문과 부록으로 조갑제 칼럼 링크~ (근데 이제보니 비빔밥이 아니라 비빔바...ㅋㅋㅋㅋ)

 

黒田勝弘 - ビビンバはつらい? (비빔밥은 괴로워?)

http://sankei.jp.msn.com/world/korea/091226/kor0912260255000-n1.htm

 

黒田勝弘 - ビビンバ・テロ? (비빔밥 테러?)

http://sankei.jp.msn.com/world/korea/100109/kor1001090223000-n1.htm

 

조갑제 - 박세직이 비빔밥에게

http://web1.newdaily.co.kr/html/article/2009/12/30/ART383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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