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이야기

헤일로3 ODST에 대한 짧은 생각

kazelnight 2009. 11. 29. 20:20

 

번지가 개발 기간 사이클을 2년에서 1.5년으로 줄였다고 해서 대단한가 하고 생각했더니 꼭 그렇지도 않은거 같다. 헤일로3에 비해서 용량이 작아서 그런것 뿐이라는 생각.....

 

캠페인은 주인공이 스파르탄이 아니라서 좀 더 많은 아군이 나오고 좀 더 많은 적들이 나와서 스케일이 큰 전투가 될거라고 예상했는데 빗나가고 말았다. 마스터치프가 설치는 헤일로 시리즈 보다 더 적은 해병들만 보일 뿐이고.... 또 보인다고 해봐야 고작 샷건을 들고 있는 뉴 몸바사 경찰들 뿐. 전투의 규모도 대체적으로 헤일로3와 좀  비슷비슷 하지만.... 띄엄띄엄 한다는게 문제라면 문제다. (주인공인 루키의 탐정놀이 때문에 더 그렇다.)

 

제목은 ODST인데 화면에 보이는 ODST 대원은 평소에는 아예 보이지도 않고.... 그 외에는 고작 한 둘... 그래서 그런지 좀 많이 아쉽다.

 

스토리 라인의 문제

스토리 라인도 띄엄띄엄 한다. ODST가 강하하는 시점은 비탄의 사제 어설트 캐리어가 델타 헤일로로 워프 할 때이다. 헤일로2 역시도 전투개시 당일 워프하는 것으로 나온다. 헤일로2에서는 비탄의 사제가 탈출하는 시점까지도 엘리트들이 지구에서 대활약(?)을 펼치는데, 헤일로3 ODST에서는 리더인 벅이 강하한 오후 4시 이후에는 모든 엘리트들이 시체로만 발견된다. 게다가 그 원인을 해군정보부 대위인 데어(DARE)는 대충 알고 있는 눈치고......

 

아무리 비탄의 사제가 워프를 했다고 하더라도 지상에는 여전히 엘리트들이 살아 돌아다니고 어떤 이유로 인해 브루트와 교전하는 상황이 벌어져야 정상인데 워프한지... 채 10분도 안되는 시간에 모든 엘리트들이 사라졌다는건 말이 안된다. 그렇다고 ODST가 강하할때 워프한 어설트 캐리어는 비탄의 사제 캐리어가 아니다라고도 할 수 없는게, ODST 오프닝에 대원인 로미오와 미키 더치의 대화가 있기 때문이다.

 

컨셉과 난이도 문제

오히려 헤일로3보다 난이도가 약간 더 상승한 느낌이다. 물론 스파르탄이라는 슈퍼솔저와 달라서 난이도가 상승하는  측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인간의 싸움이라면 좀 더 규모를 크게 줘야 하는 상황인데도 그렇게 하질 못했던거 같다. 특수임무를 부여받은 ODST팀이라는 컨셉때문에 더 그러했던게 아닐까 한다.

 

게다가 브루트를 잡는데 서브머신건 탄약은 왜 그렇게 부족한지.....  다른 대원들은 그나마 좀 덜한 축에 속하지만 루키는 그냥  아무 무기나 주워 다녀야 할 처지다. 동영상에서는 잘도 소음억제SMG를 들고 다니지만 현실은 플라즈마 라이플...피스톨.... 브루트샷....

 

차라리 전작들의 서브머신건, 배틀라이플, 매그넘을 살려두고 새로 등장한 무기들과 탄을 공유 할 수 있었으면 훨씬 좋을 뻔 했다.(뉴 몸바사의 경찰들도 마냥 샷건만 들고 다닐것이 아니라 서브머신건을 들고 있는 SWAT팀이나 매그넘을 들고 다니는 경찰이라는 설정으로.... 사실 오디오 로그에서 부패한 경찰서장의 부하들은 서브머신건을 잘 들고 다닌다.)

 

브루트의 방어 레벨을 조정 할 수 없었다면 이렇게 하는게 옳았을 것이다. 사실 도시시스템 관리자인 "감독관"의 뜬금없는 무기창고를 넣은것도 이런 조정에 실패해서 그런게 아닌지 좀 의심이 된다.

 

오디오 로그 문제

참신하고 정말 좋았다.(설정이 약간 과장된 면이 없잖나 싶긴하지만...)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질 정도로 흥미진진하기도 했고.... 근데 라이브 플레이 때문인지 오디오를 느긋하게 감상할 시간이 없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오디오 감상하다가 갑자기 브루트의 수류탄을 맞고 나니 불안해서 감상을 하기 어려웠다. (사실 루키모드는 혼자서 쏴돌아다니는 거라서 좀 불안감을 조성하는 면이 많다. 마스터치프도 해병, ODST, 아비터, 엘리트들의 응원, 격려, 성원 속에서 헌터를 무찌르는데 루키는 혼자서 상대해야 된다. 그것도 한 밤중에... 이렇게 보면 루키는 사실 마스터 치프보다 더 세다.ㅋ)

 

최소한 싱글 캠페인에서만이라도 BACK 버튼을 눌렀을 때는 게임이 멈춰줘야 감상이 될텐데.... 코버넌트를 피해서 감상을 해야만 한다니..... -_-  HUD에 자막과 조그마한 화면이라도 넣어줬다면 좋았을 것을..... 어차피 오디오 로그는 스토리를 이해하면 다시 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몰입하게 만들려면 다른 방해가 없도록 하는게 옳지 않았나 싶다.  

 

나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감독관 이야기... 공공용 표어와 녹음물을 이용한 사람과 컴퓨터의 대화가 게임을 빛낸다.

 

뉴 몸바사 문제

신 시가지로 만든 뉴 몸바사는 도시라는 느낌이 많이 부족했다. 오히려 미로, 연구소, 대형 공장시설 혹은 대규모의 저장창고 같은 느낌이었다.(탄약저장 시설같은....) 무슨 구역별로 3,8 따위의 숫자를 강조한 덕에 플레이어가 어디에 있는지 매번 지도를 켜봐야 할 정도였다.

 

또 중요 공공시설(각 블럭의 중요건물들이다.)들.... onI본부, 궤도 엘리베이터 건물, 경찰서, 키코와니 역, 타야리 광장.... 무엇하나 제대로 된 건물이 아니었다. 열심히 쳐다보고 맵을 보고 이름을 확인해야 이게 공공건물인지 뭔지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건물 별로 특징이 있는 간판을 많이 설치해서 쉽게 인식하게 만들었으면 나았을 것이다. 이건 말만 도시지 플레이어를 위한 던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맵을 보면 알겠지만 공공 시설이면서 이렇게 접근성이 떨어지는 시설이 또 있을까 싶다. 모든 구역은 블럭 별로 구별이 되어 있을 뿐이고 간선도로 따위는 눈에 씻고 찾아봐도 없다. 스토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고속도로 역시 문제가 많았다. 헤일로2의 시내도로와 비슷한 폭의 도로가 고속도로라는것도 그랬다. 톨게이트 역시 수준은 소형 톨게이트인데 건물은 시청사 같은 느낌이고 규모도 경찰서 뺨치는 수준이었다.

 

전체적으로 보건데 도시 설정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비슷하게 생긴 공공건물들.... 비슷한 각도로 꺾인 도로들..... 특징없는 디스플레이 간판들.... 헤일로2보다 퇴화된 느낌이다.

 

대충 느낀 바는 그렇다. 이런 문제를 제외하고는 나름 재미있었던 게임인거 같다..